2004-06-27

결심: 일찍 자기

  • 결심: 일찍 자기

일찍 자기로 결심했다. 지금까지 잠 자는 시각은 24:00이었다. 어떤 친구는 beauty sleep이라고 말을 하던데(지금 사전을 찾아보니, 자정 전에 자는 것이라고 한다.).
수정의 목표가 되는 시각은 22:30에서 23:00 사이이다. 가능할 지 모르겠지만, 노력하련다.
우선 일기를 짧게 쓰고 잠부터 자볼까?

2004-06-24

일상 -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

  •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
  • 찰나(刹那)적인 선택
  • 글 쓰기의 주기(週期)
  • 심란(心亂)
  • 글의 경중(輕重)과 상대성(相對性), 상대성 초월(超越)

아무래도 글쓰기가 두려워지는 것 같다. 논문, 학기말, 시험 등을 핑계로 안 쓴지 거의 20일이 넘은 것 같다. 방학 시작하면서 글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쓰려니 이유를 알 수 없는 -이라기 보다 알게 될까 두려운- 불안/공포에 이리저리 핑계를 대가며 매일을 보내고 있었다.

선택은 한 순간일까? 마치 매일 무너지는 약한 의지가 바람이 불어 반대쪽으로 한번 휩쓸리는 것 같은 선택. 10초 전만 해도 ‘빨리 자야지’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일기를 건너 뛰는 것을 정당화하고 싶은 마음. 이미 잠 잘 시간이 약 25분 지난 이 시점에서 일기 쓰기를 선택하는 것은 무엇일까?

불현듯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솟구치는 때가 있다. 그러다 조금 지나면 지칠 때도 있다. 그러면서 한참 쉬면, 내가 글을 썼다는 것도 잊어버릴 때가 있다. 그래도 글을 한번 다시 쓰면 불이 화르르 붙는다. 사실 수첩과 다이어리 이곳 저곳에 글 쓸 주제들을 많이도 찾아 놓았는데, 이제 쓰기 시작할 때인가 보다. 시험 공부를 할 때처럼, 어떤 한가지에 집중해야 할 때에, 정신 에너지는 어딘가 다른 쪽에도 뻗쳐 있다. 마치 성격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의식적으로/무의식적으로 저항을 하고 있는 양. 이 표현은 대단히 적절한 듯하다. 무의식적으로 저항을 하면서 시작했겠지만, 이내 알아차린다(aware), 그것을 적극적으로 다루고 집중해야 할 일로 전환해도 되건만, 역시나 주의는 분산되어 있고 처리는 부진하다. 뭐 말이 좀 길어졌지만, 무슨 소리냐 하면 시험 공부하면서 글 쓰고자 하는 주제를 많이 찾았다는 것이다. 도서관에서, 길에서, 숨을 쉬면서, 밥을 먹으면서. 정신적으로 활발할 때에, 단지 한 부분에서 뿐만 아니라 역시 다른 부분에서도 활발한 것일까?

마음이 혼란스럽다. 이럴 때엔 진정 떠나고 싶은 충동이 강해진다. 업적이라든지 지위, 그런 것에서 적극적으로 완벽하게 멀어져, 정적이고 사람과 어울리고 자연에서 소요(逍遙)하고 싶은 마음이 가까워지고 싶다. 여기에서 어울리는 것은 이해 관계가 아닌, 순수한 인간적인 관계를 의미한다.

쓰면서 보니 오랜만에 글을 쓴 것치고 많이도 썼다. 사실 한번 쓰기 시작하면 글이 줄줄 새어 나온다. 단 10초도 안 되는 순간에 결정한 터라 주제를 딱히 정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쓰는 일기라 가볍게 쓰고 싶다. 하지만 가벼운 주제가 있을까? 가볍다… 정해진 기준은 없다. 그 의미는, 해석하기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일부와 전체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일부가 정한 기준은 곧 전체 기준의 변화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어떤 한 사람이 이 글을 보고 무겁다 가볍다 평가한다면 그것은 정해진 기준에 비한 것이 아니니 가치가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 한 사람의 기준이 어떠하다는 것은 인간 전체, 세상 전체의 기준이 또한 어떠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일부와 전체는 서로 의존하여 운동/변화로써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잠자기 마저 두려운 밤, 마음이 혼란스러운 밤에 무거운/가벼운 글을 한번 써본다.

2004-06-12

일상 - 오직 질료(質料)

  • 현실 치료(reality therapy)
  • 바위가 부서짐에서 찾은 질료(質料)

시험 공부를 하려고 시립 도서관에 갔다. 상담 실습 공부를 하는 중, 딴 생각이 많았다. 마침 공부하는 부분이 현실 치료(reality therapy)였다. 그러면서 이런 질문을 해 봤다.

  1.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Doing)
    공부 하지만 효율적이지 않음.
  2. 나의 선택인가? (Evaluation)
    물론. 하지만 지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3. 원하는 것은? (Want)
    아는 것. 시험에서 좋은 성적.
    다른 선택은?
    많다. 하지만 다른 선택을 하지 않겠다.
  4. 계획은? (Planning)
    16:00 정도에 저녁 식사를 하고, 계속.
    구체적인 내용은 굳이 필요 없음.
    가능한가? 실천할 것인가?
    물론.

집에 돌아오면서 자주 가는, 삼문사 뒤의 길에서 부수어진 바위를 보았다(구식 표현으로. 신식 표현으로라면, 바위가 이미 잘게 부수어졌기 때문에 바위 조각, 돌맹이, 질료라고 하는 것이 낫겠다.). 커다란 바위를 보면서 단단함, 튼튼함을 느꼈다. 땅과 연결되어있어 단지 밖으로 돌출된 부분이 아니라 땅속 깊이 들어있을 전체의 바위를 생각하니 더욱 단단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 단단하고 거대한 바위도 깨졌다. 새로 짓는 건물 옆에서 힘을 받아 깨졌을 것이다.
단단한 것이 깨졌다. 그 사실에서 잠시 허망함을 느꼈다.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전에도 느끼던 것이다. 여기에서 느낀 것은, 깨졌음에도 불구하고 질료(質料)는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질료는 계속해서 변하고, 운동한다.

2004-06-02

논문

  • 논문
  • 지도 교수
  • 의지

사실 정말 말도 안 되는 논문을 썼다. 생각은 3개월 가량 했지만, 실제로 쓴 것은 단 일주일. 일주일 만에 논문을 –작성이 아니고- 만들어 냈다. 별로 탐탁치 않다. 조금 더 신경 써서 수정할 생각이다.

사실 마음으론 정말 멋지게 써보고 싶었다. 입학 하면서 생각했던 것이 심리학 공부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논문도 자주 보고, 시험 삼아 논문도 써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게으름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솔직히 말하면 논문 뿐만 아니라, 대학에서 해보고 싶었던 것 중에 제대로 해본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 학점이 대단히 좋은 것도 아니고, 동아리 생활을 빼어나게 한 것도 아니고, 연애도 아니고.
굳이 이렇게 낮게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물론, 툭 튀어나오게 잘한 것들은 없지만, 수업 빠진 적 없이 착실히 들어가고, 동아리 생활도 나름대로 많이 배웠고 많이 가르쳤다(헛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사람들 사귄 것을 보면 참 대단한 일을 했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이번 논문은 늑장부리기로 인한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스믈스믈 대충 넘어갈 줄 알았다. 친구들 했던 것을 보았던 터라 –이런 말을 쓰고 싶지는 않지만- 대충해서 내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의외로 교수가 논문을 차근차근 읽어보면서 문제점을 몇 가지 짚어주었다. 무관심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맞춤법, 오자, 탈자 뿐만 아니라 내용에 대한 문제도 짚어주었고, 참고하라고 책도 한 권 주었다. 별로 도움은 안될 듯 보이지만.
덕분에 마음을 바꾸었다. 시간이 조금 촉박하긴 한데, 그래도 한번 열심히 해봐야겠다. 논문을 이미 썼고, 시간이 많지 않으니 내용을 전부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있는 틀에서 바꿀 수 있는 것들을 건드려 봐야겠다, 조금이나마 나아질 수 있도록.

지도 교수가 서창원 교수로 정해진 것을 확인하고, 여유롭게 해도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좋아했다. 바람직한 생각이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어쨌든 그 때에는, 논문 쓰면서 귀찮게 하더라도, 교수도 자주 만나보고 이야기도 나누려고 했는데, 늑장부리느라고 지도 한번 안 받았다. 그러다가 오늘에야 불쑥 논문 들고 찾아갔으니, 내가 생각해도 조금 우습다(하지만 다른 친구들은 그렇게 하고, 또 그렇게 간단히 넘어가지 않았던가?). 더 생각할 필요는 없다. 아무튼, 하겠다.